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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국 승부조작’ 파문때 中자본 끌어들인 주범들, 축구 구단 인수까지 노려

입력 | 2016-08-29 03:00:00

[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




전 축구국가대표 최성국 등을 협박해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대 파문을 일으켰던 2010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의 주범이 이에 앞서 국내 축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에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던 A 씨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성국의 승부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브로커 J 씨와 중국인 H 씨가 한국 프로축구 N리그 소속 S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으로 돈을 벌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당시 J 씨가 S구단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승부 조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며 “J 씨는 H 씨와 함께 중국에 있는 베팅 사이트에서 경기 결과를 놓고 베팅을 해 큰돈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리그는 국내 프로축구 3부 리그에 해당하는 리그로 S구단은 2010년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N리그에서 퇴출됐다. 이에 대해 2009년 S구단의 단장 겸 감독이었던 최모 씨는 “실제 구단 인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J 씨가 여러 차례 구단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H 씨와 J 씨는 이어 2010년 중국인 W 씨 등과 함께 당시 상무 소속이었던 최성국에게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패할 것을 지시했지만 무승부가 되자 최성국을 찾아가 “자살골이라도 넣으라”고 협박해 결국 다음 경기에서 상무가 0-2로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했다.

중국 자금이 한국의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최근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중국에 서버를 두고 활동하면서 이들과 중국 자금의 결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한 승부 조작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스포츠도박단에 관여하고 있는 B 씨는 “요즘에는 전문직, 연예인 등이 전주 노릇을 하는데 이들은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마치 주식 매매를 대신하는 펀드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처럼 도박사들에게 5억∼10억 원을 맡기고 뒤에서 수익을 얻는다”며 “전주들이 직접 선수들에게 협박까지 했던 몇 년 전과는 180도 다르다”고 전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이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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