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구자철 개막 선발·지동원 교체출전
박주호·김진수·류승우는 입지 불안
2016∼2017시즌 독일 분데스리가가 27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브레멘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구자철(27·사진)과 지동원(25)이 소속된 아우크스부르크도 홈구장 WWK 아레나에서 볼프스부르크를 맞아 개막전을 치렀다. 구자철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81분간 활약하고 지동원도 후반 18분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팀은 0-2로 패했다.
지난 시즌을 12위로 마감하며 잔류에 성공한 아우크스부르크는 디어크 슈스터(48)를 새 사령탑으로 임명해 새 시즌을 의욕적으로 맞이했다. 라벤스부르크와의 DFB포칼(독일축구협회 컵) 1라운드에선 2-0으로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정규리그 개막전에선 강호 볼프스부르크를 만났지만 ‘해볼 만하다’는 것이 현지의 예측이었다.
그러나 현재 유럽무대에 나와 있는 한국선수들 가운데 가장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구자철도 팀의 개막전 패배를 막진 못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전체적으로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상대의 공격에 당황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슈스터 감독 역시 “우리의 공격력이 전체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했다. 다시 정비해서 다음 경기에선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며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개막전에는 구자철만 선발출전하며 한국선수들의 자존심을 세웠을 뿐이다. 지동원은 교체출전에 그쳤고, 다른 한국선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새벽까지 분데스리가를 지켜본 한국 팬들로선 못내 아쉬웠을 듯하다.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주호(29)의 경우 지난 시즌 마인츠에서 이적한 뒤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쳐 출전 기회가 줄었다.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도 들지 못한 가운데 계속 이적설이 제기돼 입지가 불안해 보인다. 호펜하임 김진수(24)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시즌 제레미 톨얀에게 내준 주전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피지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인상적 모습을 보인 류승우(23)도 2부리그 빌레펠트 임대생활을 마치고 레버쿠젠으로 복귀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험난하기만 하다.
그러나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제 겨우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어떠한 돌발변수가 호재로 작용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해외 어디에서나 한국인들이 인정받는 이유는 성실성을 바탕으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주전경쟁에 휘말려 힘겹지만, 힘찬 날갯짓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해본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