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노무현 정부때 추진사례 언급도, 美 동의 필요… 軍 “결정된 것 없어” 국방부 “北 SLBM 美본토 타격 가능”… 野 김진표, 사드 3단계 배치론 주장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당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핵우산 확보 등 한미동맹 강화와 더불어 핵잠 배치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전날 새누리당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주축이 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모임’이 핵잠 보유의 필요성을 주장한 데 이어 당 지도부까지 가세하면서 핵잠 개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우리 군이 4000t급 핵잠 건조 계획을 추진하다 중단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핵잠 개발이 야당 집권기에도 추진된 점을 강조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위 현안보고에서 북한이 SLBM을 1∼3년 안에 전력화할 수 있고, 한반도를 넘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4월 23일 SLBM 시험발사 직후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하려면 2, 3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4일 북한이 SL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자 실전 배치 예상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국방부는 또 24일 SLBM 시험발사에 대해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동해로 고각 발사한 SLBM은 최고 고도 500km 이상, 사거리 약 500km로 비행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핵잠 개발 요구는 북한의 잠수함을 집중 감시하고 SLBM 발사 직전 선제 타격하려면 최소 1, 2개월 수중에서 항해하는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디젤잠수함은 수중에서 2, 3주 작전을 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개정 발효된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서 제공받은 원자력 관련 기술과 자재를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없다. 핵잠에 필요한 원자로를 개발하려면 별도의 한미 협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SLBM의 위협에서 미국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재명 egija@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