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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중에 여는 소장품 회고전

입력 | 2016-08-30 03:00:00

아트선재센터 ‘스틸 액츠’展
이불-정서영-김소라 설치작 재구성




이불 작가의 ‘장엄한 광채’. 생선 98마리를 방부제와 함께 봉투에 하나씩 담아 벽에 걸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 처음 찾아간 기억은 15년 전 겨울이다. 지하 공연장에서 열린 한 클래식음악 평론가의 토크콘서트.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새로 지은 지 겨우 3년쯤 지난 때라 아늑하고 쾌적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지난주까지 이 건물은 문을 닫고 내부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김선정 관장은 “아트선재는 ‘미술관’이 아니라 ‘센터’라 지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작품 수집과 소장보다는 기획전에 전념해 왔다. 그럼에도 세월과 함께 쌓인 소장품을 정리해 읽어보는 전시가 필요해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1월 20일까지 열리는 ‘커넥트 1: 스틸 액츠(Still Acts)’는 이불 정서영 김소라 등 작가 3명이 이곳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재구성해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공간을 재정비하기 위한 휴식 기간을 계기로 과거의 자취로부터 새로운 동력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다.

이불 씨는 1998년 개인전의 실리콘 조각 ‘사이보그’와 1995년 아트선재의 첫 기획전 ‘싹’에 공개했던 설치작품 ‘장엄한 광채’를 3층 전시실에 다시 내놓았다. 관심사는 생선 98마리를 주재료로 다시 제작한 ‘장엄한 광채’의 장기 전시 성공 여부다. 1995년 전시 때는 접시 위에 생선 1마리를 얹어놓은 형태였다.

구슬 장식을 꽂은 생선을 비닐봉투에 하나씩 담아 벽에 줄줄이 걸어놓은 이 작품은 1997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기획전에 초대됐다가 썩는 악취 때문에 개막 직전 철거됐다. 이번에는 방부 처리를 위해 봉투에 부패 방지제인 과망간산칼륨을 함께 넣었다. 성능을 향상시킨 공조 설비를 쉬지 않고 가동한다지만 악취 발생은 불가항력이다. 후각이 민감한 관람객은 마스크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2층에는 정서영 씨가 2000년 개인전 ‘전망대’에서 공개했던 세 작품과 신작을, 1층에는 김소라 씨가 2004년 선보였던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재구성해 놓았다. 별관 한옥 공간, 지하 공연장의 로비 천장화와 벽화도 지난 공사 기간 중 새로 정비됐다. 02-733-8945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