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막 뮤지컬 ‘킹키부츠’ 연출가 제리 미첼과 두 주인공 정성화-강홍석
뮤지컬 ‘킹키부츠’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자 제리 미첼(가운데)과 주인공 ‘롤라’ 역에 나란히 캐스팅된 배우 정성화(왼쪽)와 강홍석. 두 배우는 “각자의 개성과 목소리로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에서 활약한 ‘롤라’ 역의 빌리 포터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킹키부츠’는 여장 남자들이 즐겨 신는 허벅지까지 오는 긴 가죽부츠. 뮤지컬은 파산 위기의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여장 남자 롤라를 만나 킹키부츠를 만들어 성공한 스토리를 그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던 ‘킹키부츠’는 이듬해 연말 국내에서 공연돼 1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정성화
미첼은 뮤지컬 ‘라카지’ ‘헤어스프레이’ ‘록키호러쇼’의 안무를, ‘리걸리 블론드’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을 연출한 브로드웨이의 스타 연출가다. 게다가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공연의 롤라 역을 맡은 배우 빌리 포터 등을 발굴한 캐스팅의 귀재로 통한다.
강홍석
정성화와 강홍석은 15cm의 아찔한 힐을 신고 무대에 오른다. 정성화는 “15cm 힐은 신는 게 아니라 올라탄다고 표현해야 맞다”며 “마치 발레처럼 발끝으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운동할 때 주로 종아리 근육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첼은 “실제로 힐을 신은 상태에서 안무를 짰다”며 “15cm 힐을 신고 춤을 출 수 있는지 나조차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킹키부츠 초연 멤버인 강홍석은 “초연 당시 ‘섹스 이즈 인 더 힐’ 장면에 신는 부츠를 초연 공연 이틀 전에 처음 신었다”며 “첫 공연 날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기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롤라 역에 나란히 캐스팅된 두 배우는 ‘경쟁자’라기보단 ‘돈독한 형제’ 같았다. 강홍석에게 ‘킹키부츠’는 신인 배우를 단박에 스타급으로 올려준 ‘인생작’이다. 그는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성화 형의 연기 호흡을 사고 싶다”며 “제가 초연 때 놓쳤던 연기를 형을 보고 많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새로 투입된 정성화 역시 “연습 첫날 홍석이가 롤라의 노래를 완벽하게 부르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며 “저는 노래보단 코미디와 감정 연기로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