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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한 靑 “우병우 거취 달라진게 없다”

입력 | 2016-08-31 03:00:00

[청와대-조선일보 갈등]
이석수 사표-송희영 퇴사에도 “일부세력 의혹 제기에 타협 안해”
이석수 특감 사표 수리도 시간 걸릴듯




30일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사퇴하고 이석수 특별감찰관도 사표를 냈지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는 “달라진 게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이 우 수석 개인 문제가 아니라 ‘부패 기득권 세력의 정권 흔들기’라는 청와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송 전 주필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세를 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우 수석 관련 의혹들 가운데 실체가 확인된 게 없는 상황에서 물러난다면 결국 의혹을 제기한 측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고, ‘제2의 우병우’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에는 ‘식물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세력이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 청와대가 적절하게 타협했을지 모르지만 박 대통령은 그렇게 안 하겠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에서 중대한 비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우 수석이 현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도 가능할 것으로 청와대 참모들은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수사 과정에서 우 수석의 범죄 혐의나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발견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드러나는 것이 없다면 설령 검찰이 우 수석을 소환한다고 해도 사퇴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 우 수석 사퇴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고, 여론의 흐름도 청와대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9월에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우 수석의 출석을 결정할 경우 거취 문제를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여권 일각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무정지’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편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는 인사혁신처를 거쳐 이날 오후 청와대에 접수됐지만 바로 수리되지는 않았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될 경우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 수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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