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대표 첫 발탁 20세 황희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황희찬이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차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은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하는 황희찬은 상대의 밀집 수비 속에서도 기술적으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동아일보DB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발탁이 확정된 직후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밝힌 각오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의 ‘슈퍼 막내’였던 그는 A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황희찬은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그는 상대 뒷 공간에 빠르게 침투해 수비를 허무는 ‘크랙(crack·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선수)’ 역할을 해냈다. 공격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최전방에서의 왕성한 움직임을 꼽는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A대표팀에 전격 발탁한 것도 그런 모습 때문이었다.
올림픽에 이어 A대표팀에서도 막내인 황희찬이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에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는 소속팀 경기 일정으로 30일에야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올림픽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이 대표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토트넘)과는 올림픽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지냈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권창훈(수원)과도 함께 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은 “희찬이가 대표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마치고 A대표팀 코치로 복귀한 신태용 코치도 황희찬의 A대표팀 적응을 도울 수 있다. 황희찬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신 코치는 가장 먼저 황희찬에게 A대표팀 발탁을 귀띔해 주었다고 한다. 신 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이 한국으로 귀국할 당시 황희찬에게 “소속팀에 A대표팀 차출 요청 공문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A대표팀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 한다.
황희찬이 중국전에 출전해 데뷔 골을 넣으면 A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선홍(현 FC서울 감독), 박주영(FC서울)과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된다. 황 감독과 박주영은 모두 황희찬과 같은 나이인 스무 살에 치른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황 감독은 1988년 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박주영은 2005년 독일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