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상-긴 슬럼프 없이 꾸준히 출전… 한국인 타자중 가장 많은 281타석 소화 타율 0.317, 출루율 0.394 성적도 훌륭
김현수의 달라진 입지는 누적된 기록에서 볼 수 있다. 30일까지 김현수는 올 시즌 가장 많은 타석(281타석)에 들어선 한국인 타자다. 시즌 초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찼지만 마이너리그로 간 뒤 수술로 시즌을 마무리한 박병호(244타석)를 앞선 지 오래다. 대타 출전이 잦았던 시즌 초와 달리 최근에는 주로 선발로 투입된다는 점도 달라진 팀 내 위상을 보여 준다.
김현수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건 무엇보다 실력 때문이다. 3할대 타율(30일 현재 0.317)은 물론 출루율(0.394)에서도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장타 위주의 선 굵은 공격을 하는 볼티모어 타자들 사이에서 정교한 타격을 하는 김현수의 희소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팀 홈런에서 205개로 30개 구단 중 1위인 반면 팀 타율에서는 0.261로 전체 11위다.
김현수는 한국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찬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120경기 이상씩 출전했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는 “타격 기본기가 워낙 좋은 선수인 데다 시즌 초 팀 내 입지가 불안했을 때도 먼저 영상통화를 걸어와 장난 섞인 투정을 부릴 정도로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슬럼프가 오더라도 잘 털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남은 시즌에도 아이언맨의 질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