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실수로 피고인이 1심 재판을 두 번 받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A 씨(33)는 지난해 9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B 양(15)과 성관계를 하고 대가로 30만 원을 준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올 5월 1심 재판부인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판사는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직권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되 지법 합의부로서 1심 관할권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을 1심으로서 심판하기로 한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단기 1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은 합의부가 1심을 맡아야 한다. A 씨의 혐의는 법정형 1년 이상으로 합의부 사건에 해당하지만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이 사건을 단독판사에게 잘못 배당한 것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