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로사리오, 도망가는 공 약점 극복 2위 최형우, 8월 이후 타격감 최고조 3위 김재환, 득점 1위 동료들이 힘 4위 테임즈, NC 남은 경기 가장 많아
왕좌에 한 걸음 다가선 이는 로사리오입니다. 시즌 초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약점을 보이던 로사리오는 국내 무대에 적응하며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거포의 상징인 30홈런-100타점 고지를 정복했습니다. 한화 구단으로서는 17년 만의 기록입니다. 한화의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데이비스와 비교되는 로사리오가 타점왕에 오르면 2008년 롯데의 가르시아(111타점) 이후 8년 만에 외국인 타점왕이 됩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턱밑에서 로사리오를 추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점 상위 5명 중 유일하게 타점왕(2011시즌)을 경험해 본 최형우는 8월에만 35타점을 거둬 들이며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최형우로서는 보다 좋은 계약조건을 끌어내기 위해서 타점왕 타이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2014년 국내 프로야구에 데뷔해 2년 연속 박병호에게 밀려 타점 2위에 만족해야 했던 테임즈도 올해만은 타점왕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겁니다. 10개 구단 중 NC의 잔여 경기(32경기)가 가장 많다는 점은 테임즈에게는 호재입니다. 타점과 직결되는 홈런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테임즈에게는 큰 힘입니다.
사실 타점왕 경쟁에서 로사리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팀 동료 김태균입니다. 5번 타자 로사리오에 앞서 타석에 들어서는 김태균이 타점을 챙기면 챙길수록 로사리오에게 돌아오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박병호(124점)와 테임즈(121점)가 타점왕 경쟁을 벌이던 2014년에는 3타점으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매일 살얼음 승부를 벌이는 선수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즐길 관전 포인트가 있다는 것은 야구팬들에게는 기쁨입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