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선박-영업망 등 우량 자산 인수” 금융위, 해운 경쟁력 확보 추진… 일각 “넘겨받을 알짜 있을지 의문”
柳부총리 “모든 수단 동원해 피해 최소화”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31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은 회의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내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진해운 관련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과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 자산을 인수해 최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99척, 인력 4800여 명, 해외 현지법인 23곳, 해외 영업지점 100개, 세계 90개 항만을 연결하는 70여 개 운항 노선 중 일부가 현대상선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까지 ㈜한진에 2351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돈이 되는 자산을 대거 내다팔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에 넘길 만한 우량 자산이 거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진해운의 용선(선주에게 빌린 선박)이나 사선(소유권을 가진 선박) 중에서도 알짜 선박은 현대상선이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좋지 않아 선주들이 배를 가져가도 마땅히 빌려줄 곳이 없어 현대상선이 협상을 통해 승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이 있는 한진해운을 살리려고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쏟아붓는 것보다 채권단 손에 들어온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계속 지원을 했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며 “알짜 자산을 현대상선에 넘기면 국부 유출도 막고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