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국론분열… 우병우 사퇴를” 정세균 의장 개회사 놓고 충돌 與 집단퇴장… 추경안 처리 못해… 국회권력 교체 단면 그대로 보여줘
1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식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파행했다. 정기국회 개회식 날 파행을 빚은 건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에는 같은 해 7월 여당이 미디어관계법을 강행 처리한 데 대해 야당이 항의 표시로 집단 퇴장했다. 이번처럼 의장 개회사 내용을 문제 삼아, 그것도 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파행을 빚은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야당이 장악한 ‘국회 권력 교체’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티끌만 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여야는 정기국회 기간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하는 특별수사기관 설치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 의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 우리 내부에서 소통이 전혀 없었다”며 “그 과정이 생략돼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선 “지금 뭐하는 거냐” “의장이 원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집단 퇴장한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개회사를 ‘폭거’로 규정하고, 긴급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