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러-中-美 정상과 연쇄회담
최대 숙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기류를 바꿀 수 있느냐다. 대북 고립·압박 기조를 내세운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 ‘북한 위협 증대=사드 필요성 증가’라는 점을 상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설명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항저우(杭州)에서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사드 배치 절차 중단’을 요구해 온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은 회의가 임박한 지난달 31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했고,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과 막판 조율에 나서는 등 G20 정상회의 준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외교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는 중국이 유치한 다자회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상회의”라며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로 얼굴을 붉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감한 현안은 모두 테이블 아래로 내려둔 상태”라며 “사드 갈등은 G20 정상회의 이후에 재점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미 대선(11월)을 앞두고 안정적인 한미 관계 관리와 북한 도발 대응을 주제로 한 고별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이후 한일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식 일정 없이 참모진과 순방 준비에 전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사안에 관심이 많지만 박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국가 안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우병우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 문제를 ‘정권 흔들기’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해 왔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서 우 수석의 비위가 드러난다면 박 대통령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야당의 공세도 박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조숭호 shcho@donga.com·장택동 기자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