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파행 ‘불안한 봉합’] 與 ‘정치중립 위배’ 주장 안 물러서… “韓中회담 앞두고 사드 비판 부적절” 정세균 “정책적 중립 의무는 없다” 반박
정세균 국회의장은 2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진심이지 다른 어떤 사심도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얘기다. 또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만 밝혔다. 정 의장은 전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무는 있지만 ‘정책적 중립’의 의무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의장 해임 촉구 결의안’은 철회했지만 “의장이 국회법을 위배했다”는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회의장도 정치인인 만큼 토론회 등에서 정치적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국회 개회사 등을 통해 특정 정치 현안에 대한 ‘편향된 견해’를 밝히는 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헌법이나 국회법에 명문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 위배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바탕으로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입법부 관행을 위반한 셈”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병우 사건 언급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여야 정쟁 대상은 되지만 중립적인 의장의 몫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정 의장이 공개적으로 ‘사드’ 비판 발언을 내놓으면서 한중, 한-러 외교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당신네 나라 서열 2위인 국회의장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데 왜 강행하려 하나’라고 물으면 박 대통령이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