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알랭 드 보통 지음/김한영 옮김/300쪽·1만3500원·은행나무
러브스토리는 대개 ‘그래서 그들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난다. 그런데 그 한 줄뿐일까.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그래서 그들은 결혼을 했다’는 데서 시작한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올봄 영국에서 나온 ‘사랑의 행로(The Course of Love)’의 한국어판이다. 소설은 낭만적 연애를 통해 결혼한 남녀의 일상 이야기다. 열렬하게 사랑해서 결혼한 라비와 커스틴이 처음 다투는 건 사소한 일 때문이다. 이케아에 컵을 사러 갔다가 의견이 맞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오면서다. 이건 시작이다. 의견은 매번 부딪친다. 섹스는 더이상 짜릿하지 않다. 사랑의 결실인 아이들을 키우는 건 진을 빼놓는 일이다. 과연, 이 결혼생활을 어떻게 지속시켜 나가야 할까?
라비와 커스틴의 시행착오를 거울 보듯 볼 독자도 적잖을 것이다. 사랑과 결혼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알랭 드 보통은 ‘진정한 러브스토리란 그 시행착오들을 겪어 나가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