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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북한 도발 제거되면 남북러 3각 협력 재점화”

입력 | 2016-09-03 13:38:00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참석한 박 대통령 박근혜대통령이 3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해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주빈으로 참석한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되면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小)다자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다”며 “전력 철도 에너지 등 동북아 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 역내 공동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유라시아 대륙 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은 스스로를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부르며 핵선제공격을 위협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에 협력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과 관련해 “극동지역은 석유 천연가스 등 각종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자,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 및 물류 대동맥이 시작되는 곳으로 러시아의 새로운 심장”이라며 “북한이라는 끊어진 고리로 인해 극동의 엄청난 잠재적 에너지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고리가 이어질 때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을 아태지역과 하나로 연결하는 번영과 평화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동개발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식량 주택 보건 의료 분야 등에서의 투자증대와 협력강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농산업복합단지 조성 등 연해주 지역에 선진 영농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구체방안을 러시아와 함께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러 기업간 협력을 통한 극동지역 인프라 확충, 북극 항로 개발, 극동지역 수산클러스터 조성 등도 제안했다.

또 박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추적 역할을 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유라시아 경제통합이 촉진돼 극동개발이 더욱 활력을 갖고, 개발의 혜택 또한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축사에서도 “그동안 진행된 한국과 EAEU 간 FTA 공동연구가 FTA 체결을 위한 본격적 협의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EAEU는 독립국가연합(CIS) 내 최대의 경제 통합체이고 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7%에 달하는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과 EAEU 사이에 사람과 물자, 자본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면 양국 경협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