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사장, 핵심부품시장 도전장 “세탁기 모터-냉장고 컴프레서 등 B2B 비중 50%까지 끌어올릴것”
2일(현지 시간) LG전자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국제 가전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5년 동안 쌓아온 생활가전 핵심 부품 기술을 이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내놓으려 한다”며 “핵심 부품부터 세트까지 제품 생산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됐으며 어디 내놓아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 “LG전자 핵심 부품 경쟁력 있다”
LG전자는 종합가전 업체로는 드물게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모터와 컴프레서를 연구하는 인력이 생활가전 신제품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에너지 효율, 내구성 등 최적화 방안을 찾는다.
핵심 부품 관련 특허 경쟁력도 높다. 2001년 최초로 개발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의 경우 국내외 특허만 1200여 건을 확보했고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도 총 130여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글로벌 가전기업들은 세트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핵심 부품 판매를 꺼려 왔다. LG전자의 B2B 시장 진출도 결국 세트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조 사장은 “단순히 전기를 꼽으면 작동했던 모터, 컴프레서는 이제 소프트웨어(SW)적 요소가 결합한 복합적 부품으로 변화했으며 이 SW 영역 기술을 블랙박스화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쟁사가 핵심 부품을 사서 세트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통상 1년이란 시간이 걸리는데 LG전자는 이 기간 한 단계 높은 핵심 부품을 또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개발(R&D) 능력도 갖췄다고 자신하고 있다.
LG전자는 4일(현지 시간) 열리는 기업 고객을 위한 부품 전문 전시회 ‘IFA 글로벌 마켓’에서 B2B 사업 확장의 첫걸음을 뗀다. 세탁기·건조기·청소기용 모터,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 30여 종을 한꺼번에 공개한다.
조 사장은 “20% 안팎에 머물고 있는 B2B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B2B, B2C 양쪽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글로벌 전시회에서 핵심 부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날 조 사장은 올해 상반기(1∼6월)에 판매를 시작한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인 ‘LG 시그니처’ 생산설비 추가 투자 가능성, 스마트가전 및 생활로봇 사업 확장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사장은 “LG 시그니처 제품이 예상보다 많게는 5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어 생산 물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고 “또 로봇 부문은 가전제품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H&A사업본부에서 미래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곧 구체적 성과를 내보이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가전, 핵심 부품 B2B 사업, 스마트홈 영토 확장, 이 세 가지가 LG전자 H&A사업본부의 미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