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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묵’ 지향하며 매출 급신장… 中 상하이에도 매장 열어

입력 | 2016-09-05 03:00:00

[영남 파워기업]<40> 고래사




해운대의 관광 명소로 떠오른 고래사어묵 해운대점 매장. 고래사어묵 제공

월평균 방문객 2500여 명. 지난해 2월 문을 연 ‘고래사어묵 해운대점’은 이제 부산 해운대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건물 입구의 대형 어묵꼬치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데다 1층 매장 안에 마련된 카페테리아가 외식 장소로 손색이 없다. 어묵 체험장인 2층은 아이의 손을 잡은 주부들로 북적인다. 직접 어묵을 만들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직원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한미군 가족 10여 명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고래사는 53년 전통의 부산 대표 어묵 업체다. 일본에서 건너 와 ‘오뎅’으로 불렸던 어묵은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 인기였다. 값싸고 배부른 간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위생적인 음식을 찾으면서 위기에 빠진 적이 있다. 이때 고래사는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김형광 대표(54)가 있었다. 그는 어묵을 튀긴 뒤 기름 제거용으로 사용하던 스펀지와 부직포를 대체할 위생 탈유기를 만드는 데에만 8년을 투자할 만큼 끈질기게 노력했다.

그만큼 고래사는 ‘착한 어묵’을 지향한다. 화학조미료나 합성보존료, 합성착색료를 일절 넣지 않는다. 원료도 잡어 대신 명태를 사용하고 생선살을 80% 이상 유지하고 있다. 밀가루 대신 감자전분 등을 사용한다. 고래사는 2006년 부산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업소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를 ‘미스터 어묵’으로 부른다. 어묵에 관한 한 으뜸이란 의미다. 1991년 어묵 업계에 뛰어든 김 대표는 위생 분야만 개척한 게 아니다. 현재 고래사어묵을 대표하는 많은 제품이 그의 연구에서 태어났다. 대표 제품은 어묵으로 면을 만든 어(魚)우동. 어묵 특유의 구수한 맛에 신선한 식감을 더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수산신지식인 최우수상 수상자로도 뽑혔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4년 200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창사 이래 최대다. 전국 직영 매장도 12곳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본점밖에 없었다. 다음 달 초에는 일곱 번째 수도권 매장이 신세계백화점 하남점에 들어선다. 1월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국내 업계 중 처음으로 매장을 내 해외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중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놀랄 만한 어묵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에 본사 공장도 신축하고 있다. 관람객이 어묵 제조 공정을 직접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체험형 공장을 만들어 이 일대를 ‘어묵 빌리지’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실천하고 있다.

고래사어묵 메뉴는 100여 개에 이른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로 먹는 어묵인 ‘용궁(어묵회)’과 어묵초밥 등은 별미다. 어묵샐러드, 어묵버거 등 이색 메뉴도 많다. 고래사는 인기 높은 제품을 추려 이번 추석 선물 세트로 내놓았다. 고래사 측은 “기존 고객의 선주문만 이미 3500개를 넘은 상태”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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