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문재인 대세론 조기점화’ 시끌
김 의원을 돕는 유인태 전 의원은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27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문 전 대표 지지층의 과격한 행태를 보면 대선에서 표의 확장성이 가능할지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대를 전후해 문 전 대표의 극렬 지지층이 비문 후보뿐만 아니라,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지지하지 않는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벌인 ‘막말 공격 세례’를 빗댄 것이다.
박 시장과 가까운 기동민 의원은 “호남과 전통적 개혁세력에까지 문 전 대표가 든든한 지지를 받는 대세론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세론으로 조기 예열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의 김종민 의원도 “본격 경선에서 차별되는 비전과 메시지를 던지면 대세론은 깨진다”고 주장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세론은 ‘문재인은 안 된다’는 ‘액면’보다는 그것을 말하는 다른 주자의 존재감을 띄우는 효과가 더 크다”고 풀이했다.
대세론에 대해 문 전 대표 본인은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3일 충남 서산시에서 열린 팬클럽 창단식에서 “여러분이 장시간 ‘문재인’을 외치면 ‘오늘 출정식했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한 것이나, ‘SNS상에서 선플(좋은 답글) 달기’를 제안한 것도 괜한 대세론 시비를 차단하자는 맥락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다만 안 지사의 아성인 충남에서 굳이 창단식을 연 건 안 지사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은 “팬클럽이 스스로 결정했다”고 했다.
어쨌든 친문 진영은 대세론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친문 쪽 한 의원은 “높은 대선후보 지지율, 당의 전 대통령후보라는 지위를 보면 누가 가장 앞서는지 알지 않겠느냐”며 “대세론은 그냥 현실”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이 대세론을 전략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2012년 새누리당 경선에서 역시 대세론에 대한 우려가 나왔던 박근혜 후보가 80%대의 완승을 거두고, 결국 본선에서도 승리를 거머쥔 예를 전범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대세론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본선에서 외연을 확장한다면 해볼 만하다”고 했다. 압도적 대세론에 따른 경선 완승을 통해 종국에는 야권 후보단일화를 주도하고,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까지 누그러뜨릴 수 있는 복안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