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뷔시 ‘엄마가 틀렸어’
2013년 8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뒤 2014년 5위, 지난해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미셸 뷔시(51)다. 지난해 뷔시의 책은 102만 부가 팔렸다. 올해는 더 뜨겁다. 프랑스의 대표 서점인 프나크를 가 보면 10위 안에 그의 책이 3권이나 포함돼 있다.
그는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본업은 프랑스 북부 루앙대의 지리학과 교수다. 낮에는 학생을 가르치고 밤에 책을 쓰는데 거의 매년 책 한 권을 뚝딱 내놓는다. 그가 쓰는 주 장르는 지극히 대중적인 스릴러물이다. 그는 문단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저 북부 지역의 한 소설가였다. 그러다 10년 전인 2006년 첫 소설을 쓴 뒤 2012년 ‘그림자 소녀’(원제 Un avion sans elle·그녀 없는 비행기)가 대히트를 치고 25개국에 출판된 뒤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각종 상도 휩쓸었다. 엘르지가 “사실 묘사에서는 작가 중 최고봉”이라고 극찬할 만큼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대한 묘사가 너무 매력적이다. ‘검은 수련’ ‘내 손 놓지 마’ 등에서 등장한 곳은 유명한 여행 장소가 될 정도다.
이 책은 지난해에 출간됐지만 올해 5월 포켓판으로 재출간된 뒤 다시 무서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특유 문화인 5주간의 바캉스 기간 동안 갖고 다니기 편한 포켓판의 위력은 대단했다. 21.5유로(약 2만6800원)에서 7.8유로(약 9750원)로 낮아진 책값은 서점의 문턱을 낮췄다. 뷔시가 올해 5월 동시에 발간한 ‘시간은 암살자다(Le temps est assassin)’도 인기다. 뮈소와 뷔시는 매년 작품을 쏟아내면서도 작품의 질을 보장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물이 오른 그들, 뭐든 때가 있나 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