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IS추종 무장세력 소행 추정 다바오 야시장서 터져 80여명 사상… 임신부 희생 등 ‘소프트타깃 테러’ 필리핀 경찰, 용의자 3명 추적중 두테르테, 첫 해외순방 일정 취소 “무법 상황 응징… 테러와의 전쟁”
다바오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980km 떨어진 다바오 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전 22년간 시장으로서 치안 기반을 다져 놓은 곳으로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꼽힌다.
필리핀 당국은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남부 무장세력 ‘아부사야프’를 배후로 보고 있다. 아부사야프는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 가운데 급진적 성향의 분파다. 아부사야프는 테러 직후 현지 라디오방송 DZMM에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지만 그 후 다른 인터뷰에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두테르테 정권이 IS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이들의 소행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아부사야프 공격을 위한 군사작전을 진행해 아부사야프가 반격을 경고했다. 또 최근 “IS가 테러를 저지른다면 난 IS가 저지른 것을 10배로 되갚아 주겠다”며 IS를 한껏 자극했다.
필리핀 당국은 마약상의 소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두테르테 집권 후 사형된 마약사범은 832명에 이른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 정치’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마약 용의자 사살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도 “법치와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엔의 인권침해 지적에 “유엔을 탈퇴할 수도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면담 요청에도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피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테르테 대통령의 무지막지한 개혁이 필리핀의 불안한 치안 상황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