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신상 털기로 변질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청문회 말고는 공사를 구분 못하는 구태 관료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 반관반민(半官半民) 성격의 주인 없는 회사는 주인 없는 목초 공유지와 비슷하다. 정피아 관피아들이 풀을 무한정 뜯어먹어 황폐해진 공유지가 우리 사회에 차고 넘친다. 그나마 청문회를 의식해 고위 관료들이 공유지의 유혹 앞에서 몸을 사리는 것은 사회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그제 모교인 경북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론이) 시골(경북 영양) 출신에 지방 학교를 나온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청문회가 진행될 때도 그가 경북대를 나온 것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가 무시받는 시골이라는 말에 공감할 사람은 별로 없다.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면 청문회장에서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