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항저우-임시정부 활동 인연 부각 “한미일 공조 견제한 발언” 해석… 朴대통령 “이견 넘어 관계 발전을”
5일 46분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뒤 청와대는 “건설적이고 밀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고만 분위기를 전했다. 3일 한-러 정상회담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 의견 교환을 가졌다”고 밝힌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놓고 소원해진 한중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27분경(한국 시간) 중국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국빈관에 도착하자 중국 측 의전관이 박 대통령을 회담장으로 안내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1930년대 김구 선생이 저장(浙江) 성에서 투쟁을 했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며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장군(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 항저우 인근 하이옌(海鹽)을 방문했을 때 ‘음수사원(飮水思源) 한중우의(韓中友誼)’라는 글자를 남겼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중국이 한국의 뿌리’라는 점을 은근히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 앞에서 이런 발언은 외교적 결례라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간의 깊은 인연을 강조한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의 오래전 소중한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사드 갈등을 넘는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을 추구하되 다름은 남겨 둔다)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확대한다)를 지향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