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어제 국회 교섭단체 첫 대표연설에서 “경제는 비상시국인데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상 민생경제 긴급 회동’을 제안했다. 추 대표는 민생경제를 살릴 해법으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경제민주화’와 문재인 전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을 거론하며 ‘경제’를 67회 언급할 만큼 연설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했다.
당 대표 경선 과정 내내 ‘강한 야당’을 강조했던 추 대표가 정부·여당을 자극할 만한 정치 현안 대신 민생을 부각시킨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그는 대표로 당선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당론화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어제 연설에선 사드에 대해 “외교적 패착”이라고 했을 뿐 ‘반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 편 아니면 네 편이 되는 극단의 정치, 모두보다는 절반만 바라보는 반쪽 정치를 먼저 끝내겠다”며 “민생경제와 통합의 정치로 신뢰받는 집권정당이 되겠다”는 마무리도 구구절절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이다.
여당이 추 대표 연설 중 야유나 고함을 보내지 않고, 연설이 끝난 뒤 박수를 보낸 것도 신선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야유 대신 박수를 보내 달라”고 미리 문자메시지까지 보냈다고 한다. 앞으로도 상대를 인정하며 토론은 치열하게 하되 결론에 승복하는 협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회를 보는 국민의 눈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