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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회담시간, 원래는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자리

입력 | 2016-09-07 03:00:00

[한미 정상회담]“오바마에 개×× 욕해줄것” 여파… 美, 만남 취소… 한미회담 확정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결과적으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막말 때문에 확정됐다. 미 백악관이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돌연 취소하면서 막판까지 조율 중이던 박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이 시간대로 잡은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가지려던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욕설을 섞어가며 오바마 대통령을 맹비난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두테르테는 5일 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오바마는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미국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내가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을 오바마가 언급한다면) ‘개××’라고 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백악관은 두테르테와의 회담을 취소하고 이를 위해 잡았던 시간(한국 시간 6일 오후 6시 10분)을 박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돌렸다.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두테르테와의 회담 취소 직전까지 결정되지 못한 것을 놓고 “한국이 필리핀보다 회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관계자는 “(두테르테와의 회담 대신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일정을 서로 조율하다 5일 저녁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테르테는 회담이 취소되자 성명을 내고 “내 강경한 발언들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 형태로 표출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뒤늦게 후회의 뜻을 나타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비엔티안=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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