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초반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동 팀과의 2연전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됐다.
6일 약체 시리아와 비긴 대표팀은 2위 이란과 승점(4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A조 3위가 됐다. 선두는 카타르를 1-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6점)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일전을 치른 뒤, 다음달 11일 난적 이란과 방문경기를 갖는다. 최종예선 조 추첨 당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4차전에 부담을 갖지 않으려면 그 전에 치르는 3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전 무승부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0위 카타르는 한국(48위)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만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한국전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이란(FIFA 랭킹 39위)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2승 7무 9패로 앞서 있다.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2승 4무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역대 6차례 이란 방문경기에서 2무 4패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2차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갓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은 그이지만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궁지에 몰렸다. 누리꾼들은 “더는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를 두려워하는 국가가 없다”, “슈틸리케의 전술은 변화가 없어서 예측이 가능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전에서 한국은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24회로 상대 뒤 공간을 활용한 공격(5회)보다 많았다. 또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는 8회였지만 슈팅으로 연결된 것은 2회에 불과했다. 상대 뒤 공간을 침투해 골을 노리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과 달리 측면 공격에 이은 부정확한 크로스에 집중하다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까지 남은 한달 동안 단순한 측면 공격 외에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공격 루트를 구상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의 발굴과 포메이션 구성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