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국내선 힘 못 쓰는 사전제작 드라마

입력 | 2016-09-08 06:57:00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위)처럼 사전제작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중국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삼화네트웍스·바람이분다


‘함틋’ 이어 ‘보보경심’도 부진
시청자 소통 불가 등 한계 노출

제작비 100억원, 한류스타 이준기, 아이유, 강하늘, 엑소의 백현 등 화려한 멀티 캐스팅 등을 내세우고도 역부족이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보보경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 전부터 ‘팩션 사극’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과 경쟁에서도 ‘KO패’ 당했다. 최근 두 드라마의 시청률 격차는 4배로까지 벌어졌다.

8일 종영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드라마는 10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 투입, 한류스타 김우빈과 수지를 앞세우고 흥행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최근 7%까지 시청률이 떨어져 조용히 끝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두 드라마가 관심과 기대 속에서도 참패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사전제작드라마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쪽대본’ 혹은 ‘생방송’ 촬영 등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을 개선하고, 한류드라마의 최대 시장인 중국 판권 수출 등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내용 전개상 문제점을 발견해도 보완할 수 없다. 시청자의 반응을 참고하거나 실시간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6∼8개월 전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계절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수 없는 탓에 방송 시점의 현실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실제로 ‘함부로 애틋하게’와 ‘보보경심’은 계절적 배경이 한 겨울이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 중국과 동시 방송을 위해 제작되면서 드라마 내용과 전개 방식 등이 국내 시청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반면 두 드라마는 중국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보보경심’은 중국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이준기와 엑소 백현 등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방송 2회 만에 조회수 3억건을 돌파했다. 판권 역시 회당 40만 달러에 팔렸다. 역대 최고가다.

‘함부로 애틋하게’도 김우빈과 수지의 이름값에 힘입어 ‘보보경심’ 판권 판매 전 최고가였던 회당 30만 달러로 수출했다. 동영상 조회수 역시 7일 현재 28억뷰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일만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사전제작 드라마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KBS 2TV ‘화랑 더 비기닝’ 제작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이미 우리 손을 떠났다. 성패를 섣불리 예측하기도 어렵고, 주위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