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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원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한도 설정해야”

입력 | 2016-09-08 05:45:00


과잉진료 실효성 있는 대안 제시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이 과도한 의료쇼핑과 비급여항목 과잉진료로 선량한 소비자가 피해보는 실손보험의 실효성 있는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금소원은 6월9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병·의원의 과잉진료에 대해 파파라치 신고를 받아왔다. 접수된 사례를 통해 현재 실손보험의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병·의원들의 도덕적 해이 사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병원에 가면 첫 질문이 “실손보험에 가입했느냐?”이고, 엑스레이를 찍기도 전에 MRI부터 찍고 비싼 치료를 권유하면서 “보험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하거나 첫 날만 의사가 진료를 하고 그 이후엔 진료 없이 주사치료만 하는 등 과잉진료 사례가 많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과잉진료 때문에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1년 122%에서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올해 보험료를 최대 27%까지 인상했다. 최근에는 비급여 과잉진료 가운데 도수치료가 문제로 떠올랐다. 맨손으로 아픈 부위를 주무르거나 자극해서 변형된 뼈와 관절을 본래 위치로 되돌리는 의료행위지만 악용하는 사례가 유행처럼 됐다는 것.

보험사들은 “비급여에 대한 병·의원들의 과잉진료가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의료업계는 “실손보험의 상품설계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상대방 탓만 하는 가운데 가입자들만 비싼 보험료를 내며 손해를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실손보험의 문제는 3가지 잘못에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첫째 실손보험 상품설계 잘못. 비급여를 전액 보상하므로 비급여 과잉진료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고 구조적으로 재정이 파탄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둘째 실손보험은 동일한 보험료를 내더라도 가입자가 마음먹기에 따라 보험금을 탈 수 있어 가입자 의지에 따라 보험금을 더 받고 덜 받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 ▲셋째 병원들이 돈벌이를 위해 실손보험을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문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3가지 대안도 제시했다.

▲첫째 실손보험 상품을 변경해 비급여 지급한도를 설정하고 급여부분에 자기부담금을 높이고 ▲둘째 실손보험 가입자 간의 보험료부담의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보험처럼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 적용하고 ▲셋째 병원의 과잉진료를 근절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보건소에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과잉진료 병·의원에 대한 제재와 인터넷을 통해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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