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작지 줄고 폭염-가뭄 겹쳐… 한달새 2배이상 껑충 ‘金추’
7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내놓은 ‘배추 가격 급등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10kg 기준 평균 1만5250원으로 작년 8월(6867원)보다 122% 급등했다. 최근 5년간 평균보다도 92% 높다.
장바구니 배추 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7일 현재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8186원으로 한 달 전(3904원)보다 109% 급등했다. 일부 마트에서는 포기당 1만 원이 넘게 팔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각종 해충과 병해(病害)가 확산되면서 배추 생산량이 30%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에는 폐기됐던 품질이 떨어지는 배추들도 높은 가격을 받고 출하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배추 값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필 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통상 김치 제조업체들이 산지에서 배추를 전량 조달하지만 올해는 공급량이 달려 30% 정도를 도매시장에서 조달하고 있어 배추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준고랭지 지역의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10월 이후에는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김장철 가계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음식점들이 값싼 중국산 수입 김치를 더 많이 찾음으로써 배추 가격 상승세를 다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7월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배추 값이 폭등하면서 포장 김치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이마트의 포장 김치 매출 증가율은 7월부터 두 자릿수로 뛰어올랐다. 7월(17.4%), 8월(18.2%)에 이어 이달 1∼6일에는 작년보다 매출이 59.1%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이달 들어 포장 김치 매출이 41.3%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포장 김치를 사는 게 더 싸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포장 김치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