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80승을 달성했다. 올해 10승부터 80승까지 10승씩을 가장 먼저 수확했다. 두산 선수들이 7일 사직 롯데전서 10-5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하염없이 내린 빗줄기도 두산의 80승 행진을 막지 못했다.
두산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80승 고지를 밟았다. 두산은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원정에서 롯데를 10-5로 꺾고 80승 고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역대 80승을 선점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확률은 85.7%(1982~1988 전후기리그, 1999~2000 양대리그 제외)다.
올 시즌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두산으로선 이날 밟은 여든 번째 승리 문턱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일단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두산이 80승을 거둔 적은 KBO리그 35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다 승수는 지난해 거둔 79승(65패). 144경기 체제를 맞은 지 2년 만에 두산은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높은 벽을 넘어서게 됐다.
80번째 승리를 자축하듯 장타가 쏟아져 나온 경기였다. 이날 두산이 때려낸 14개의 안타 중에서 2루타 이상의 장타가 9개일 정도로 순도가 높았다. 두산은 홈런 하나와 3루타 하나, 2루타 일곱 개를 잇달아 때려내며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공격 선두를 맡은 민병헌은 3회 솔로홈런(16호)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오재원과 김재호는 각각 4타수 2안타 2득점,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뒤를 받쳤다. 이날 두산은 8번 허경민을 제외하고 8명의 선발타자들이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마운드를 지킨 이는 자타공인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였다. 니퍼트는 빗줄기를 뚫고 6이닝 동안 5안타 9삼진 4실점으로 시즌 19승(3패)을 챙겼다. 1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월홈런을 맞은데 이어 2회 2실점하며 초반 흔들렸지만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키고 생애 첫 시즌 20승 달성에도 하나만을 남겨놓게 됐다.
올 시즌 10승부터 80승까지 매번 10승씩을 가장 먼저 달성한 두산. 지칠 줄 모르는 곰 군단은 이제 남은 19경기에서 매직넘버를 빠르게 채우는 일만이 남았다.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