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에 유학 오고 싶어 하는 중국인 고교생 수요가 있을 줄 몰랐다”며 “고교 때 유학을 오면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중국인 고교생을 반기는 이유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데 있다. 올해 국내 초중고교 학생 수는 사상 처음으로 60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학위·비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처음 1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의 외고 및 예술고 같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에 유학 올 외국인 학생을 확대하기 위해 교육부는 정원 규정, 한국어 교육과 기숙사·학비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외국인 학생이 입학·편입학할 수 있는 정원 결정권은 각 시도 교육감이 갖고 있는 만큼 각 시도 교육청과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교육청은 외국인 학생의 입학·편입학을 ‘해당 학년 정원의 2% 범위 내에서 정원 외로 한다’고 규정한다.
일단 학교 프로그램 내실화다. 중국인 학생들은 입학할 때 외국인 또는 재외동포 대상 한국어능력시험 TOPIK 3급을 취득하고 오지만 대부분 수업을 따라가기엔 실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어로 수업을 듣고, 한국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한다. 진짜 한국어 실력을 키워 주기 위해 학교가 철저히 공부시켜야 한다.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한 탓인지 주요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상당수는 성적이 하위권이라고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유학생 학업 중도 포기자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3.73%(3598명)다.
학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일부에서 사립학교들이 중국 학생들을 어려운 학교 재정을 보충할 목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한 학교 관계자는 “이번 신차오외고 학생 편입학 소식을 듣고 일부 사립학교에서 중국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경영 마인드로만 접근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유학생 수는 바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 오는 중국인 학생들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좋겠다. 이번에 온 신차오외고 학생들 중 “중국 대입 시험이 싫어서 왔다. 여기서는 수능을 안 봐도 한국어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교육부가 내놓을 대책에는 양국에 도움이 될 장기 비전이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