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승 9단 ● 박정환 9단 58기 도전 4국 5보(46∼55)
좌상귀에 험악한 분위기가 감돈다. 백으로선 46, 48이 성립하는 게 다행이다. 교묘하게 축이 성립한다. 백은 아무 탈 없이 안정했고 흑은 47, 49로 실리를 챙겨 서로 불만 없이 타협.
백 46 때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강수는 없을까. 그럴듯해 보이지만 백 2부터 시작되는 백의 현란한 반격에 12까지 흑이 녹다운되고 만다. 흑 5 대신 9로 밀어 수상전을 꾀해도 백 ‘가’로 흑이 진다.
이제 한숨 돌리고 백 50, 흑 51로 다시 포석이 재개됐다. 그런데 백 52가 찬물을 확 끼얹는다. 평소 감각이 좋은 조한승 9단답지 않은 수였다.
흑 53을 두자 백은 A로 나오는 수를 막기 위해 54와 같이 둔탁한 수를 다시 둘 수밖에 없다. 이때 떨어진 흑 55가 숨 막힐 것 같은 초일류의 수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