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31명중 12명 ‘출근기록 제로’ 野 “낙하산 인사들이 돈만 챙겨”
대우조선해양 고문단 10명 중 4명은 단 한 차례도 출근하지 않고 고액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들이 눈먼 돈을 챙긴 셈이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2015년 재직한 대우조선 고문 31명 중 12명(38.7%)은 근무기간에 한 번도 출근하지 않고 매달 150만∼173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이들에게 8년간 지급된 자문료만 모두 16억30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2007년 9월부터 2009년까지 근무했던 국가정보원 출신 이모 씨는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매달 1730만 원을 받았다. 대우조선 대표이사 출신인 신영균 고문도 2012∼2015년 3년간 재직하며 출근을 하지 않고도 차량운영비용 58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날 열린 국회 서별관회의(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이 “낙하산 인사들이 주인 없는 회사에 집중 투입됐다”고 따지자 증인으로 출석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회사에서 그런 사안이 발생할 때는 그분들에게 전화를 드리거나 찾아가는 등 자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대우조선 고문 15명이 자문 실적 없이 자문료 22억 원을 받았다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다”며 “일하지 않고 자문료를 챙겼다면 이 또한 횡령이다. 자문료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