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증세, 공수처… 與 대선주자들 찬반논쟁 가열 왜? 반기문 외에는 지지율 한 자릿수… 담론경쟁 통해 주목도 높이기 남경필, 유승민과 모병제 설전… 김무성, 증세 반대 목소리 키워
본격적인 담론 경쟁은 8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충돌하면서 발화(發火)했다. 연정(聯政)과 수도 이전 등 정치적 폭발성이 큰 현안을 연이어 제기한 남 지사는 최근 모병제 이슈를 던졌다. 2025년 전후로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 50만 명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기 힘든 만큼 모병제를 실시해 30만 명 수준으로 병력을 유지하고, 9급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해 주자는 주장이다.
이에 유 의원은 전날 강연에서 “모병제를 시행하면 집안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집 자식만 군에 가게 된다”며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우택 의원도 8일 “모병제 도입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원유철 의원 역시 “심각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모병제 논란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다. 두 의원은 모두 대선 도전 의지를 갖고 있다.
증세 논란도 달아오를 태세다. 유 의원은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무성 전 대표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증세가 최선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증세는) 언뜻 보면 속이 시원하지만 기업과 부유층을 외국으로 쫓아 보내는 것”이라며 “이미 많은 유럽 국가에서 모조리 실패한 ‘사이비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이 주장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두고도 여권 내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검찰 위에 검찰을 만드는 것으로 헌법정신과 충돌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공수처를 신설해 고위 공직자 비리를 뿌리째 대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도 “기존 당론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고 있다.
여권 내 잠재적 대선 주자들 간 1차 경쟁은 ‘추석 밥상’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이어 연말까지 두 자릿수 지지율을 만든다면 ‘반기문 대세론’에 맞설 ‘대안론’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담론 경쟁이 계속 뜨겁게 전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