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그레이
김준수(가운데)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아쉽다. 씨제스컬처 제공
도리안 그레이는 뮤지컬 흥행 보증수표인 김준수와 박은태가 출연한 데다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등 실력파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도리안 그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가장 큰 문제점은 개연성 없는 장면들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는 점이다. 도리안 그레이가 왜 아름다움에 집착하며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는지, 여배우 ‘시빌’과 사랑에 빠졌다가 왜 마음이 돌아섰는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연출의 실패다.
배우들의 연기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헨리 워튼 역의 박은태는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음색도 이전 작품보다 더 풍성하고 깊어졌다. 도리안 그레이 역의 김준수는 1막보단 2막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잘 표현했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 전작 ‘드라큘라’에서 보여준 대사 톤과 연기가 언뜻언뜻 스치며 기시감을 준 게 아쉬웠다. 10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5만∼14만 원, 1577-3363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