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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관제 노하우, 캄보디아에 첫 수출

입력 | 2016-09-09 03:00:00

공항공사, 6월 프놈펜에 센터 설립… 10월 강사 10여명 파견 교육




이창성 교수(왼쪽)가 6일 프놈펜에 있는 민간항공교육센터(CATC)에서 관제사들에게 최첨단 관제법을 교육하고 있다. 프놈펜=공항사진기자단

6일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 인근 민간항공교육센터(CATC). 김포국제공항을 비롯해 국내 지방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파견한 이창성 교수(53)가 프놈펜 공항에서 근무하는 관제사를 대상으로 레이더를 이용해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유도하는 관제법을 교육하고 있었다. 이 교수는 한국공항공사 산하 항공기술훈련원이 개발한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관제법도 가르쳤다. 프놈펜 공항에서 13년째 관제사로 일하는 탄 소폰다리스 씨(36)는 “그동안 캄보디아에 관제 교육을 받을 시설이 전혀 없어 인접 국가인 태국에서 돈을 주고 배워 왔지만 앞으로 그런 불편이 없어져 한국에 고맙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200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안전 점검 결과 최하위권으로 평가될 정도로 항공 안전 관리 분야에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국가다. 관광산업이 중요한 경제적 기반인 캄보디아는 항공 기술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2년 한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캄보디아에 항공 전문가를 양성할 CATC를 세워 주기로 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자금 104억 원으로 프놈펜 공항 인근에 지상 4층 규모(3204m²)의 CATC를 6월 준공했다. 한국공항공사는 현재 항공관제와 보안, 공항 운영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를 설치하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캄보디아 관제사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다. 10여 명에 이르는 강사진을 파견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2018년까지 CATC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철수한 뒤에도 스스로 CATC를 운영할 역량을 키워 주기 위해 현지인 강사도 양성한다.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사업은 우리가 다른 국가에서 받았던 도움을 토대로 쌓은 항공 노하우를 수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도 1980년대 초반까지 항공 교육 시설이 없어 미국 등에 가서 교육을 받아야 했지만 1984년 유엔 원조 사업으로 60만 달러를 지원받아 충북 청원군에 항공기술훈련원을 설립한 뒤 자체 교육이 가능해졌다. 캄보디아 CATC는 내부 기자재 설치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훈센 총리가 참석하는 개원식을 연다.

프놈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