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국밥]‘亞챌린지 농구대회’ 나선 허재 감독
9일부터 이란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 아시아 챌린지 대회에 출전하는 허재 감독. 허 감독은 “지도자 경험을 잘 살려 한국 남자 농구가 전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9일부터 이란에서 벌어지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 대회 출국에 앞서 4일 허 감독과 국밥을 함께 먹었다. 허 감독은 “11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잔잔한 파도도 맞고 폭풍도 맞으면서 많은 노하우가 생겼다. 한국 남자 농구 발전을 위해 내 노하우를 다 쓸 수 있도록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두 아들 선발… 경험 쌓는 과정
“저는 우리 남자 농구가 내리막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 안 해요. 어렵다고 죽는 소리 안 할 겁니다.”
6월 8일은 허 감독 아버지의 기일이었다. 기일 직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고 아들인 허웅(동부) 허훈(연세대)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아버지가 웅이, 훈이가 대표 선수가 된 것을 하늘에서 보시고 좋아하실 거예요. 나는 아버지에게 그냥 막내아들일 뿐이었지만 손자들은 달라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 둘을 데리고 다니는 걸 낙으로 사셨던 분이니까….”
허웅, 허훈은 허 감독이 가장 큰 목표로 잡은 세대교체의 중심 축 노릇을 하고 있다. 조성민(kt) 김선형(SK) 등 고참 가드들과 훈련을 같이하면서 경기 운영 능력과 코트 전체를 보는 시야가 좋아졌다.
○ 9일 일본과 첫 경기
허 감독이 요즘 대표팀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기본’이다. 특히 수비에서 상대의 공격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공을 되도록 힘들게 잡도록 하는 기본기를 강조한다. 실수는 넘어가지만 공격 실패 후 수비 전환 속도가 느리거나 상대 득점원을 자유롭게 놔두는 플레이가 나오면 호통을 친다.
“완벽한 수비는 있을 수 없어요. 하지만 10점을 줄 것을 6점만 줄 수는 있죠. 상대 선수들이 자유롭게 빠져 나가는 맥을 잘라야 하고, 공을 어렵게 잡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야 점수를 안 줘요. ‘내가 한 발짝 더 나가면 상대는 부담을 갖는다’는 얘기를 선수들에게 많이 해요.”
허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읽고 다음 플레이까지 예상하는 농구를 해주길 원한다. 그래야 슛과 패스를 쉽게 하고, 상대의 패스가 갈 수 있는 방향에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의 절실한 고민과 바람이 선수들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허 감독은 9일 일본을 상대로 아시아 챌린지 대회 첫 경기를 벌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