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사랑으로 채운 나눔 천사들] 개도국 ‘희망월드컵’에 네팔아동들 초청한 노국자씨
희망월드컵에 참가한 네팔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인 노국자 씨. 10년째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노 씨는 이번 행사 때네팔어린이들의 초청 비용을기부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저 혼자 힘으로 한 게 절대로 아닙니다. 주변에서 모두 힘을 모은 거죠.”
8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노 씨에게 수천만 원을 어떻게 기부할 수 있었는지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네팔 어린이들을 초청할 비용이 필요하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하듯 얘기하고 다니다 보니 어느 새 필요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이 모였다”고 했다.
처음에는 길을 가다 보이는 폐품을 모아 팔았다. 그러다 길거리 폐품 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은 자신의 집이나 지인들의 집에 있는 헌 옷가지나 빈 병을 모아서 팔고 있다. 이렇게 모은 돈은 통장을 따로 만들어 기부금으로 보낸다. 가족부터 주변 지인들도 처음엔 모두 말렸지만 지금은 먼저 폐품을 가져다주고 좋은 데 같이 내 달라고 쌈짓돈까지 맡기고 있다.
10년간 노 씨가 모아 기부한 돈은 1억 원을 훌쩍 넘겼다. 그의 기부로 세계에 만들어진 우물은 지금까지 24개. 우물 하나를 파는 데 600만∼7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노 씨는 우물 외에도 아프리카 여성들의 직업교육을 위한 재봉틀이나 아프리카에서 재산으로 인식되는 염소 등도 기부하고 있다.
노 씨는 기아대책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의 최고령 회원이기도 하다. 노 씨의 관심은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쏠리고 있다. “기근 때문에 북한 어린이들이 무척 힘들어하고 있잖아요. 지금부터는 북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