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원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장
특히 한미 동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이 관심을 끌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사드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중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 입장을 같이한 점은 하나의 성과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그간의 오해와 의구심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상호 신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지역 전문가들의 태도를 지적해 보고자 한다. 지역 전문가들은 균형 감각을 토대로 냉철하고 이성적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이 연구하는 지역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연구하는 국가를 맹목적으로 비호하거나 그 국가의 논리를 비판 없이 전달만 한다면 좋은 지역 전문가라 할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은 냉혹한 국제정치 결과를 ‘남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다. 국제정치의 결과는 엄중한 것이다. 국가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할 때는 가차 없이 엄중한 결과가 뒤따른다. 그래서 국가는 자신의 생존과 방위를 책임져야 한다.
그러면 매우 어려운 위치에 처한 한국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첫째,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을 사려 깊게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외교채널을 적극 가동해야 한다. 최고 통치자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의 외교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한-중-러 경제 안보 협력 외교가 핵심이다. 고도의 균형감을 갖고 미중의 역학관계 속에서 한국의 생존을 유지하고 번영을 이루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중국도 이제는 북한을 완충국으로 보는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북한 핵을 방치하면 중국에 부담이 되고 궁극적으로 중국 안보에 큰 위해로 작용할 것이다.
신성원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