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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몽드드 물티슈에서 기준치의 4000배가 넘는 세균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품의 소비자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는 홍보요원이 “저희 아기 입에 세균을 발라줬다는 죄책감 때문에 악몽을 꾸고 있다”면서 업체 측에 대책 강구를 요구했다.
올 3월부터 몽드드 물티슈 홍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A 씨는 8일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와 인터뷰에서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제일 정확할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저희 아기 신생아 때부터 돌이 안 된 지금까지 계속 사용했다”면서 “워낙 좋다고 그 전 서포터즈들이 블로그에 써놓은 글들이 많아 (몽드드 물티슈를)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접 물티슈를 우리 아기한테 써보고 느낀 소감, 제가 느낀 경험담들을 주변에 나누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는 역할을 했는데 굉장히 많이 후회가 된다”며 “무슨 냄새가 났으면 저희가 이상하다 해서 안 쓸 수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모를 수밖에 없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이 물티슈가 비싸서 최근 할인 이벤트를 해 공유를 했는데 엄마들이 저로 인해 진짜 몇 십 박스를 사셨다”면서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 죄송하고, ‘같은 엄마로서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이런 죄 지은 느낌 때문에 카페에 접속을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포터즈 활동을 위한 공장 견학 당시 A 씨는 이상한 점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조 공장이) 되게 깨끗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솔직히 당황스럽다”면서 “몽드드 공개설명회에서 제조공정과 프레젠테이션도 보여주고 직원 분들 인상이 좋아 신뢰가 좀 두터웠는데 정말 이 배신감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몽드드 물티슈는 2014년 9월에도 한 차례 논란이 있었다. 시사저널은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든 아기 물티슈가 팔리고 있다”면서 “물티슈 업계 1, 2위로 불리는 ‘몽드드’와 ‘호수의 나라 수오미’가 가장 먼저 신생아와 임산부에게 유해한 화학성분으로 알려진 4급 암모늄브롬 화합물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몽드드 측은 “논란이 되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라는 성분은 미국화장품협회에서 발간된 국제 화장품 원료 규격 사전(ICID)에 등록된 정식 화장품 원료”라면서 “유해성 진위를 떠나 고객이 환불을 원하면 마지막 한분까지 책임지고 반품, 회수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 씨에 따르면 사측은 물티슈 세균 검출 보도 후 ‘현재 출고 중인 진행 중인 제품은 식약처 지정 화장품품질 검사기관을 통해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으니 서포터즈 고객님들께서는 문제가 된 제품 외의 제품에 대해서 안심하셔도 된다. 미안하고 더욱 정직하고 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는 몽드드가 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대해 A 씨는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진실만 알고 싶지, 거짓을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제가 지금 제일 찝찝한 게 세균 번식은 엄청 빠르고 같은 공장에서 했을 텐데 이걸 (믿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량 회수 조치 외에 아직 별다른 처벌이 없다는 지적에 “아까 포털사이트에서 보니까 어떤 엄마가 ‘회사 사장을 죽이러 가고 싶다’고 했는데 저도 비슷한 마음으로 우리 아기에게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회수로 안 되고 생산 라인 검수 후에 재가동도 안 되고 그냥 폐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