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에 사형 구형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수락산 살인’의 피의자 김학봉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씨가 자수를 했지만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또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김 씨는 5월 29일 오전 5시 20분 경 수락산에 등산을 하러 올라온 피해자 A 씨(64·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몸을 뒤진 뒤 달아나 살인 및 절도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씨가 정신질환 및 알코올 의존증을 앓고 있지만 범행 당시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함께 공개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 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을 것이라 볼 수 있다”면서도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비교적 건재해 범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단서가 붙었다. 정밀정신감정은 7월 11일 열린 1차 공판에서 김 씨의 변호인이 “김 씨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어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요청한 내용이 받아들여져 진행됐다.

김 씨는 최후 변론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깊이 있는 반성의 태도를 보이거나 추가적인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의 유족들은 오열하기도 했다. 김 씨에 대한 법원의 선고공판은 10월 7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