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학원-투자 강연에 20, 30대들 북적
회사원 박모 씨(29)는 요즘 부동산 시장을 ‘열공’ 중이다. 한 달에 한두 권씩 부동산 관련 책을 읽고 주말이면 투자 강연을 쫓아다닌다. 짬이 날 때면 부동산 투자 관련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 이른바 ‘고수’들이 올린 글을 읽거나 관심 있는 투자 지역 시세를 확인한다. 서울 강서구 아파트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이직을 준비하다 “회사를 안 다녀도 든든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박 씨는 “종잣돈이 생기면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갭 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를 해볼 생각”이라며 “최종적인 꿈은 ‘꼬마빌딩’(중소형 빌딩)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벌려면 부동산을 알아야”
진영균 교보문고 홍보담당자는 “올해 재테크 서적 부문에서 부동산 서적 점유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젊은층이 부동산 공부에 몰두하는 이유는 저금리로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현재의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부동산 서적 판매가 급증한 시점 역시 부동산 경기의 회복 시점과 일치한다. 최근 부동산 재테크 책을 구입한 주부 이모 씨(33)는 “5년 전 결혼 당시 무리하게 대출받지 않고 전세를 택했는데 결국 그때 집을 산 친구들은 다 집값이 올랐다”며 “돈을 벌려면 부동산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불안한 고용환경이 젊은층 부동산 투자로 이끌어
한편으론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하기 힘들고 경기는 좋아지지 않다 보니 20, 30대가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다만 젊은 세대가 근로소득 이외의 것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향후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어서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