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오늘도 폭발 중/에드바르트 판 드 판델 지음/마티아스 드 레이우 그림/전은경 옮김/122쪽·9500원·라임
이럴 때 드는 의문 하나. 대체 왜 어떤 아이는 순하게, 어떤 아이는 폭발하며 그 시기를 보내는 것일까요? 작가도 그런 의문이 들었나 봅니다.
주인공이 혼자 있을 때, 거짓말처럼 어떤 동물이 등장합니다. 열세 마리의 파란 사슴입니다. 종이처럼 등장해서 실제 모습으로 뛰어다닙니다. 가만히 주인공에게 다가와 속삭입니다. ‘주인님’이라고요. 마음이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스스로 중요한 인물이 된 듯도 싶습니다. 그러다 사슴들은 또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책을 덮으면 마치 그림책을 읽은 듯 영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상징적인 삽화와 회화적인 글쓰기의 결합이 주는 힘입니다.
한데 우리말 제목이 아쉽네요. 감정 조종의 주체가 자신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시선과 안 맞습니다. 원제는 네덜란드어로 ‘Dertien rennende hertjes’입니다. 직역하면 ‘뛰어다니는 열세 마리 사슴’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