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핵실험 추가제재 어떻게]유엔 안보리 긴급소집
한미일 3국은 8일 밤 안보리에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안보리 이사국들과 심야 전화 협의를 진행했다. 복수의 유엔 소식통들은 8일 “유엔 안보리가 3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는 비군사적 조치로는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다. 북한이 이마저도 무시하며 또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안보리 내부에선 ‘북한을 이대로 놔둘 순 없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당국자들 서울서 긴급 회동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한국과 미국의 정부 당국자들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시어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정책수석부차관, 임성남 외교부 차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성명을 내고 “북한 고려항공은 명품 반입 금지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미 행정부와 유럽 국가들에 고려항공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문했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를 차단하는 것도 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보리의 모든 실질적 조치는 중국 등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실행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유엔 관계자들은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추가 조치의 최대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반면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등은 추가 대응의 필요성엔 동의하면서도 그 수위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가용할 수 있는 초강경 제재 수단을 쏟아 부을 게 확실시된다. 올 6월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만큼 중국 금융기관 등 제3국의 은행에 대해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추진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전보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 강화법안’을 들고 나오거나 민주당 정부가 머뭇거리고 있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도 다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독자제재를 강화하기로 하고 핵·미사일 개발 의혹으로 자산동결 조치를 받는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초 핵·미사일 개발 의혹을 받은 단체 1곳, 개인 10명의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일본에서 북한으로의 송금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인도적 목적에 한해 북한으로 10만 엔(약 107만 원) 이하 송금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 송금 한도를 낮출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