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배치 필요성 더 명백해져”… 더민주 “지도부 사드 얘기 안꺼내”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찬반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드 배치를 촉구한 새누리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사드 관련 언급을 자제하며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사드 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북핵과 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원유철 의원도 성명을 통해 “한미 당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드 배치 찬반을 유보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더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사드에 대해 침묵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긴급대책회의에서도 사드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당 국방안보센터 센터장인 백군기 전 의원은 “북한 핵실험으로 사드 논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찬반 당론을 정하기보다 지금의 (전략적 모호성) 태도를 더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예정대로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은 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O)가 주최한 ‘한미일 안보 협력 토론회’에서 “한국은 사드 배치를 위해 중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설령 (사드 배치가) 긴장을 초래하더라도 모든 국가는 자국 이익을 위한 일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마이클 그린 일본석좌도 “사드 배치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이지만 한국의 레버리지(지렛대)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방어를 고수할 때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