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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꿈의 유럽 무대에 서다

입력 | 2016-09-12 03:00:00

9월말 창단후 첫 유럽 순회 공연… 독일-체코-오스트리아서 연주
대구의 클래식 음악 진수 보여줘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이 유럽의 명문 음악홀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대구의 자부심입니다.”

대구콘스트하우스 이형근 관장(65)은 11일 “세계 최고의 공연홀이 이번 연주를 허락한 것은 수준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립교향악단(대구심포니오케스트라)이 이달 말부터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다. 1964년 창단 후 첫 유럽 공연이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26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28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다음 달 2일)에서 열린다. 단원 90명은 차이콥스키와 멘델스존의 교향곡을 비롯해 진영민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의 창작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創發)’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백혜선

베를린 필하모니홀은 독일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최고의 지휘자로 명성을 떨친 헤르베르트 폰 카랴얀(1908∼1989)이 활동한 무대이다. 대구시향 지휘자인 줄리안 코바체프(61)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카랴얀에게 지휘 지도를 받았다. 불가리아 출신인 코바체프는 5세 때 바이올린 공연을 했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유럽의 주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그는 2014년 4월 대구시향 지휘자로 부임했다. 이후 대구시향의 공연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라하 스메타나홀은 체코의 국민 작곡가인 베드르지흐 스메타나(1824∼1884)가 ‘나의 조국’을 처음 연주한 홀이다. 유럽 최고의 음악축제인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무대이다.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은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심포니 전용홀이다. 3곳 모두 ‘꿈의 무대’로 불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이번 공연에는 대구 출신 음악인 두 명이 협연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 씨(51)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씨(27)가 주인공이다. 백 씨는 대구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현재 뉴욕에 거주하면서 국제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대구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원학교와 서울대 음대를 거쳐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권위 있는 국내외 콩쿠르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바이올린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향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정기 연주회를 427회 열었다. 클래식 콘서트 전용홀인 대구콘스트하우스(중구 태평로)에 상주하면서 연습과 공연을 한다. 1200석의 그랜드홀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연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여서 연중 수준 높은 연주가 이어진다.

대구시향의 유럽 공연은 지난해 5월 대구시의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축제 때 펼친 공연이 호평을 받아 추진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대구시 참가단은 대구시향에 “국제무대에서 대구의 공연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코바체프 지휘자는 “대구시향을 중심으로 50년 동안 쌓은 대구의 클래식 음악 기반은 소중한 재산”이라며 “대구시향의 연주 실력을 유럽에 깊이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