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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더 인터뷰]“김영란法 시행은 기부문화 확산 기회… 봉사-기부가 체질화된 사회 만들어야”

입력 | 2016-09-12 03:00:00

부산모금회 신정택 회장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우리 사회가 소통하고 융합하는 데는 ‘가진 자의 배려와 나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명절이 다가오면 보듬어야 할 이웃들이 많다. 부산에는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15만2000여 명, 차상위계층 7만5000여 명, 다문화가정 1만9600여 명, 쪽방 및 노숙인 1600여 명, 북한이탈주민 1000여 명 등 부산 인구의 7% 정도가 해당 이웃들이다.

각계각층의 따뜻한 손길을 모아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희망의 아이콘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다. 1998년 설립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그동안 4명의 회장이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6월 신정택 전 부산상의 회장(68)이 9대 회장을 맡으면서 기부 문화도 바뀌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시설 방문 등으로 바쁜 신 회장을 7일 만났다. 그는 “어려운 이웃과 청소년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데는 관심과 사랑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고사리손의 동전, 서민들의 정성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가진 자의 배려와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모금회 운영 철학이다. 부자들의 겸손한 참여와 나눔 문화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최근 부산시청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해 16개 구군의 사회복지국장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저소득층 명절지원금 5억5000여만 원을 전달했다.

올해 부산모금회의 모금 목표액은 184억 원. 직장인 나눔 캠페인과 고액 기부자 아너소사이어티, 착한가게, 기업사회공헌 등 11개 프로그램을 통해 성금을 모은다. 지난달 기준으로 79억9000여만 원이 모여 목표액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113%의 실적을 올렸다.

이 중 1억 원 이상 기부자는 BNK금융희망나눔재단 8억4400만 원, ㈜세정 2억5100만 원, ㈜부산은행 2억1400만 원, 화승그룹 2억 원, ㈜경성리츠 1억8800만 원, 삼성전기㈜ 직원 일동 1억100만 원, 에어부산㈜ 1억 원, ㈜경화상사 9600만 원 등이다. 특히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9명이 각각 1억 원씩 9억 원을 내놓았다.

그동안 부산모금회 회장은 지역 언론사 사장과 부산은행장 출신이 번갈아 맡았다. 하지만 기업인인 신 회장이 맡으면서 기업인의 동참과 성원이 잇따르고 있다.

2008년 부산지역 1호가 탄생한 후 신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64명에 불과하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예정자를 포함해 현재 111명으로 늘었다. 올해에만 30명이 가입했고, 이들의 기부액만 17억3500만 원에 이른다. 7월 15일에는 신 회장과 함께 부산 기업인 11명이 동시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그는 임기 3년 동안 빈곤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 학대와 차별이 없는 사회, 건강과 돌봄이 있는 지역사회란 3대 어젠다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기로 했다.

더불어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금싸라기 돈을 절대 허투루 쓰면 안 된다. 불미스러운 사고나 손실은 시민 지탄의 대상이 된다”며 투명한 회계 관리를 주문한다.

“이제는 우리도 봉사나 기부가 체질화된 사회로 가야 합니다. ‘김영란법’ 시행은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위에 특별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부 문화의 메신저가 된 신 회장은 세운철강을 운영하면서 법사랑연합회 전국회장, 한국해양구조협회 총재, 아시아주르카네스포츠협회 회장, 스리랑카 명예대사 등을 맡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