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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팍 징크스 깬 차우찬, 11승으로 얻은 것들

입력 | 2016-09-12 05:30:00

삼성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차우찬(29)은 후반기 들어 단 한 번도 6회가 끝나기 전에 강판당한 적이 없다. 범위를 더 넓혀보면 7월12일 포항 롯데전부터 그랬다. 그만큼 팀 선발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7월 이후에만 무려 8승(1패)을 따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1일 대구 NC전은 차우찬의 상승세에 방점을 찍은 한판이었다. 이날 차우찬은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5안타 4볼넷 4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1승째(5패)를 따냈다. 공교롭게도 상승세가 시작된 7월12일과 같은 131구를 던졌다. 이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 타이기록이다. 8월29일까지 3패, 방어율 7.02로 몹시 부진했던 라이온즈파크에서 최근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방어율은 2.70(20이닝 6자책점)이며, 시즌 방어율도 종전 4.85에서 4.58(127.2이닝 65자책점)로 낮췄다. 삼성은 3연승에 성공했고, 잠실에서 롯데가 LG에 8-12로 패하는 바람에 7월13일 9위로 떨어진 이후 61일 만에 8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경기 전부터 많은 관중들로 북적였다. 전날(10일) 홈런을 터트린 이승엽의 한·일 개인통산 600호 홈런 달성을 기대하는 팬들이 우측 외야 관중석부터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이승엽의 600호 홈런 대신 차우찬의 눈부신 호투를 보며 환호했다.

이날 차우찬은 최고구속 149㎞의 직구(67개)를 중심으로 포크볼(28개), 슬라이더(27개), 커브(9개)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졌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하이패스트볼과 포크볼이 기막혔다. 직구와 최고 18㎞의 구속차이를 보인 포크볼(최저 131㎞), 시속 122~134㎞ 사이에 형성된 슬라이더는 ‘메인메뉴’ 빠른 공을 돋보이게 한 최고의 양념이었다.

차우찬이 장필준에게 바통을 넘긴 8회에도 11승을 쉽게 장담할 수 없었다.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시점이다. 1점차 리드는 승리투수를 위한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삼성은 박근홍이 8회초 1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고, 8회말 1사 2·3루에서 박해민의 희생플라이로 2-0을 만들면서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

차우찬은 경기 후 “최근에 컨디션이 좋아서 실점을 최소화하자는 생각으로 던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을 때 과감하게 승부한 것이 통했다. 남은 시즌에도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차우찬이 공격적인 투구로 경기를 주도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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