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사일 1000기 쏴 지휘부 궤멸” 징후 포착 쉽지않고 사전차단 한계 전술핵 재배치-핵무장론 고개들어 한미, 안보리 추가제재 논의 착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판사판식 핵 폭주’로 대한민국은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 처지가 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 공격 징후 시 평양의 주석궁(금수산태양궁전) 일대를 초토화하는 보복작전 등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이 직면한 ‘북핵 딜레마’의 핵심은 북한의 핵 공격을 저지할 마땅한 수단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내년이라도 ‘핵 실전배치’를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군은 재래식 미사일 집중 세례로 주석궁 반경 수 km를 불모지로 만드는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을 내놨다.
군 당국자는 11일 “최단 시간 내 전술핵 공격에 버금가는 재래식 타격으로 김정은의 집무실과 전쟁 지휘소 등 평양 내 ‘핵심 중의 핵심 구역’을 궤멸시켜 대남 핵공격 등 전쟁 수행 능력을 사전에 제거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사거리 300∼800km급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1000km),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300km) 등 최대 1000여 기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등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이 10분 내 서울 핵타격 능력을 갖출 경우 아무리 빨라도 몇 시간이 걸리는 미국의 핵전력이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중국에 기댄 북핵 해결 노력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정상 간 전화 통화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현 북핵 안보 위기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며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 등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 당국자는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허점(loophole)이나 미비점을 메우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