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핵실험 이후/ 떠오른 핵무장론]비용부담 줄어 6, 7차 도발 가능성 핵개발에 쏟은 돈 모두 15억달러… 주민 식량 1년반치 구입 가능 금액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는 비용으로 500만 달러(약 55억3000만 원)가 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정보 당국자가 전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11일 “국가정보원이 9일 정보위 보고에서 5차 핵실험 비용으로 500만 달러가 든 것으로 추산했다”며 “핵실험 비용이 50억 원에 불과하니 자꾸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풍계리 지역에 지하 갱도를 만들었고 핵물질도 확보한 만큼 추가 핵실험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아 6차, 7차 핵실험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핵 개발에 총 11억∼15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산 옥수수 가격이 t당 평균 172달러였음을 감안할 때 11억∼15억 달러는 옥수수 640만∼870만 t을 살 수 있는 돈이다. 북한의 1년 반 치 식량에 해당한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이런 핵 개발 비용을 마련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핵 개발 비용 마련 및 물품 조달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당국과 국내외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핵시설(핵연료 제조 공장 등) 건설에 6억∼7억 달러 △고농축우라늄(HEU) 개발(원심분리기 제작 등)에 2억∼4억 달러 △핵무기 제조(핵무기 설계 및 제조) 1억5000만∼2억2000만 달러 △핵실험(핵실험장 건설 등) 1000만 달러 △핵융합 연구로 설계 및 제작에 1억∼2억 달러 등이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해외 동급 규모 시설 및 핵실험 사례와 비교한 것으로 인력과 자원을 내부 동원하는 북한의 개발 비용은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9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가 발표한 언론성명에는 “유엔헌장 41조에 의거한 대북제재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교 당국자는 11일 이를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하면서 “안보리가 구속력 있는 추가 제재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 기자